마인크래프트 유료 플러그인을 재배포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이유
많은 사람들이 유료 플러그인들을 배포하는 것은 저작권법을 위반하는 행동이라고 알고 있는데, 사실 이는 잘못된 정보다.
물론 제삼자를 통해 배포된 플러그인을 사용하는 것은 어떠한 백도어가 있을지 모르고, 개발자의 플러그인 업데이트를 받을 수 없으므로 개인적으로 권장하지 않지만, 이러한 유료 플러그인을 재배포하거나 재배포된 플러그인을 받는 그 어떠한 행위도 법적으로도, 도리상으로 볼 때도 올바르지 못한 행동이 아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하면 먼저 GNU GPL 3.0(이하 'GPL')이라는 라이선스에 대하여 알아보아야 한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Bukkit, Spigot, Paper, Tuinity 등의 서버 소프트웨어들은 모두 Bukkit API를 기반으로 하는데, Bukkit API에는 GPL 라이선스가 적용된다.
이 GPL 라이선스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포함되어 있다.
- 사용자에게 소프트웨어가 어떠한 형태로든 배포가 이루어질 경우 사용자는 해당 소프트웨어를 어떠한 목적으로든지 사용할 수 있다. (상업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여러 서비스에 사용하거나, 사용자가 해당 소프트웨어를 무료 또는 유료로 재배포할 수 있는 권한 포함)
- 배포가 이루어진 사용자로부터 3년 이내에 소스 코드 제공 요청이 접수되면 반드시 소스 코드를 전달하여야 하며, 해당 소스 코드는 동일한 라이선스로 배포되어야 한다. 소스 코드는 반드시 작업할 때 사용하는 원본 소스 코드로 배포하여야 한다. (난독화 불가)
- 사용자가 소프트웨어의 소스 코드를 용도에 따라 개작할 수 있다.
- DRM과 같은 수단을 사용하여 하드웨어가 수정된 소프트웨어를 구동할 수 없게 하는 그 어떠한 기술적 조처(Tivoization)를 취할 수 없다.
- GPL이 적용되는 소프트웨어를 작성, 사용, 수정, 배포할 때마다 모든 수신자에게 라이선스에 명시된 권리를 행사하는 데 필요한 특허 사용권을 제공해야 한다.
- GPL의 조항을 위반하는 특약사항(재배포 불가능 조건 등)은 전부 무효화된다.
- 소프트웨어 배포 시 라이선스 및 저작권 고지를 포함하여야 하며, 배포된 소프트웨어에는 그 어떠한 보증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달리 말해 Bukkit API를 기반으로 하는 모든 API들과(Bukkit API, Spigot API, Paper API, Tuinity API), 이를 사용하는 모든 마인크래프트 플러그인들은 모두 GPL이 적용되고, 이에 따라 플러그인을 받은 사용자에게 재배포할 권리를 포함한 모든 권리가 제공하여야 하며 요청 시 소스 코드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Bukkit API는 LGPL이 아닌 GPL이 적용되기 때문에 동적 연결을 사용했다고 해서 소스 코드 공개 의무를 우회할 수 없으며, Bukkit 프로젝트에는 수많은 기여자가 있기 때문에 Bukkit의 기여자 중 몇 명이 저작권 문제를 삼지 않겠다고 해서 GPL의 조항이 무효가 되지 않는다. 달리 말하자면 어떤 사람이 Bukkit API에 크건 작건 기여를 한 다음 GPL을 위반하는 모든 플러그인에 DMCA 게시 중단 요청을 걸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정리하자면, 유료 플러그인을 재배포하는 행위는 저작권법/라이선스 위반이 아니며 오히려 오픈소스 정신에 부합하는 행위다.
오히려 저작권법/라이선스를 위반하는 쪽은 플러그인을 배포하면서 소스 코드 공개를 거부하거나, 소스 코드를 난독화하거나 DRM을 추가하는 등의 기술적인 조처를 하는 행위다. 또한 플러그인 원작자는 누군가가 플러그인을 재배포한다고 해도 저작권법/라이선스 위반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조처를 할 수 없으며, '재배포 불가'와 같은 규정 추가는 라이선스 위반이다.
다만 유료 플러그인 판매 자체가 라이선스 위반이 되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배포가 이루어진 자에게 이러한 조건이 적용된다는 것이지, 배포 대상 및 가격은 판매자가 임의로 정할 수 있다. 다만 유료 플러그인을 받은 사용자가 이 플러그인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판매 또는 배포하는 행위는 방지할 수 없다.
남들이 공짜로 자신의 플러그인 등 리소스를 사용하고, 이를 개작하는 것을 보고 괘씸하게 느낄 수 있으나 이건 오픈소스 생태계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게 불가능했다면 Bukkit API를 기반으로 하는 Spigot, Paper, Tuinity등은 출시되지도 못했을거고, 오픈소스 정신 자체가 다른 사람이 작성한 코드를 여러 사람들이 보고 수정하여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게 목적이다.
마인크래프트 플러그인 개발자들은 이를 상기하여 플러그인 자체의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DRM 등을 추가하여 라이선스를 위반하는 것이 아닌, 쉬운 업데이트나 고객지원 등 소스 코드 자체에 포함되지 않은 것들을 제공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느껴진다.